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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7 | beesflow 누가 KPK를 죽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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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KPK를 죽였는가?

조코위 대통령은 지난 달 부패척결위원회(KPK)법 개정에 대한 학생들의 반대 데모가 휘몰아칠 때 그 개정안을 파기할 대체입법안 서명을 비중있게 검토한다며 일견 희망적 제스쳐를 취했지만 그게 다 부질없는 기대였음을 스스로 증명해 보였다. 지난 주말 조코위 대통령은 헌재에 제기된 새 KPK 법안 위헌소송에 영향을 주지 않겠다는 이유로 그토록 기대하던 대체입법안에 서명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큰 실망을 안긴 것이다. 어쩌면 우린 2014년 대선 당시 내걸었던 부패없이 건전하고 신뢰성 있는 법집행 공약을 기억하며 조코위 대통령에게 너무 큰 기대를 걸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 실망감은 조코위가 강력하고 독립적인 KPK를 지지하는 입장이 아닐 뿐더러 대통령 스스로 부패척결이라는 목표의 수행을 ‘평소 하던 장사’ 수준으로 끌어내려 KPK를 일반적 법집행기관 정도로 격하시키려 함을 반영하는 것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신임 KPK 집행부가 다음 달 임기를 시작하기 앞서 KPK 감독위원회가 상위기관으로서 우선 가동될 수 있도록 구성을 서두르는 모습에서 KPK 보호를 위한 대통령 권한행사에 비적극성을 보였다. KPK 개정법에 따르면 KPK 집행부가 도청, 압수, 조사를 하려면 만드시 KPK 감독위원회의 동의를 얻도록 했는데 결과적으로 KPK의 팔다리를 묶는 족쇄가 될 것이 뻔한 일이다.

1998년 개혁운둥을 관통하는 국가적 합의는 부패, 담합, 족벌주의가 통상의 범주를 넘어서는 방법을 통해서라도 척결해야하는 특별 범죄임을 규정하는 것이었다. 이 개혁정신이 2002년 KPK법안을 탄생시켜 조직적 부패를 처단하는 게임의 판도를 완전히 바뀐 상태로 오늘날에 이르렀다.

유감스럽게도 KPK를 탄생시켰던 그때의 그 정치인이 이번엔 이 반부패기관을 길들이려 담합하고 말았다. 조코위 대통령은 비록 KPK 개정법안에 서명하지 않았지만 KPK를 약화시키려는 세력들이 포진한 정치적 연정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 하기 위해 부패척결 의지보다는 실용주의에 더 큰 가치를 둔 것이 분명하다. 과거 행적이 논란이 되는KPK 집행부 후보자들을 조코위 대통령이 인준한 것은 ‘더러운 빗자루로 깨끗이 바닥을 쓸지 못한다’는 부패척결 기본원칙에 크게 소홀해젔음을 새삼 증명한다.

강력하고 독립적인 반부패기관을 요구하는 집회와 목소리에 대통령이 귀기울이지 않는 작금의 상황은 사뭇 위태로워 보인다. 최고 권력자인 그가 최근 KPK에 대해 내린 일련의 결단들은 국가가 부패를 인식하는 방식에 필연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대법원이 최근 부패범들의 형량을 줄여주는 일련의 판결을 내리고 있는 것에 대해 분명 대통령에게도 일부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만약 KPK가 정치적 공격에 흔들리지 않도록 대통령이 여하히 잘 막아주었다면 KPK가 그간 조사해 진상이 낱낱이 밝혀진 유명한 뇌물재판에서 전 인도네시아 전기공사 사장 소피안 바시르가 월요일 무죄를 받고 부패심리법정에서 유유히 걸어나오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물론 예전의 KPK가 완벽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부패에 철저히 저항하는 사회를 만들려는 국가적 열망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했던 것만은 사실이다. 이제 우린 이미 죽어버린 KPK를 되살릴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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